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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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종이책전자책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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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은 각기 존재가치가 있다

 

열자5편 탕문4]-

 

중주에서 동쪽으로 사십만 리를 가면 초요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의 사람들은 키가 한자 다섯 치 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동북극으로 가면 거기에 있는 사람들을 쟁인이라 불렀습니다. 그들의 키는 아홉 자나 되었습니다. 그 다음 형주 남쪽에는 명령이란 나무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오백 년이 한 봄이고, 오백 년이 한 가을이었습니다. 또 아주 옛날에 대춘이란 나무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팔천 년이 한 봄이요, 팔천 년이 한 가을이었습니다. 또 작은 물건으로 말하면 저 썩은 흙거름 위에 균지라는 풀이 있었습니다. 이 풀은 아침에 났다가 저녁에 죽었습니다. 또 봄과 여름에 걸쳐 하루살이와 모기가 있습니다. 그 두 벌레는 비가 오면 생겼다가 햇볕을 보면 곧 죽습니다.

또 큰 물건으로 말하면 종발이란 땅 북쪽에 명해라는 바다가 있었는데, 이것을 천지라고도 불렀습니다. 이 바다 속에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 고기의 몸 넓이는 수천리나 되고 그 몸의 길이도 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물고기 이름을 곤어라 불렀습니다. 또 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새 이름을 붕조라 불렀습니다. 그 날개는 넓은 하늘을 가리는 구름장 같았고, 그 몸도 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어찌 이렇게 큰 물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겠습니까.

여기서 옛날 위대한 인물이었다고 하는 우임금께서는 이 세상의 물건은 크고 작고 길고 짧은 이치가 있다는 것을 행해보고서 알았고, 백익이란 사람은 알아보고서 이름을 지었고, 이견이란 사람은 들어보고서 기록해 두었던 것입니다.

또 강물과 개천가에는 아주 극히 작은 벌레가 있었습니다. 이 벌레 이름은 초명이라 불렀습니다. 이 벌레들이 떼를 지어 날아가서 모기 속눈썹 위에 모여 있어도 서로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집을 짓고 자고 날아가고 날아와도 모기는 도무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눈이 매우 밝기로 이름난 이주와 자우란 사람도 해가 쨍쨍 나는 대낮에 눈을 닦고 속눈썹을 치뜨고서는 똑바로 바라보아도 그 벌레의 형체를 도무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또 귀가 밝기로 이름난 지유와 사광이란 사람도 귀를 기울여 머리를 숙이고 똑바로 들어도 그 벌레의 소리를 도무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황제와 용성자만이 공동산 위에서 같이 마음을 깨끗이 가지고 행실을 삼가서 재계한지 석 달만에 마음은 불꺼진 재와 같고, 몸은 마른 나무와 같이 되었습니다. 가만히 정신을 가다듬어 그 벌레의 형체를 보니 우뚝 서 있는 모습은 숭산의 높은 언덕과 같고 가만히 정기를 통하여 그 소리를 들으니, 우르렁거리는 소리는 하늘의 큰 우뢰소리와 같았습니다.

남방인 오나라와 초나라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그 이름을 유자나무라 합니다. 나무 빛은 겨울에도 푸르고, 열매는 붉은 데 맛이 시고, 그 열매 껍질의 즙을 마시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숨이 찬 병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 나라 안에서는 사람들이 다 이 열매를 진기하게 여겼지만 회수를 건너 북쪽지방으로 가면 변하여 탱자열매가 됩니다. 또 구욕새는 제수란 물을 건너지 않고, 또 담비란 짐승은 문수를 건너면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이것은 지리적 환경이 그렇게 되게 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러나 그것들의 형체와 혈기는 다 각각 다르지만 본성은 다 한결같이 같으므로 서로 바꾸어 가질 수 없습니다. 타고난 생도 각각 저대로 다 완전하고, 성분도 각각 저대로 충족합니다. 내가 어떻게 물건의 작고 큰 것이 좋고 나쁜 것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길고 짧은 것이 좋고 나쁜 것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같고 다른 것이 좋고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列子5篇 湯問4]-

從中州以東四十萬里, 得僬僥國. 人長一尺五寸. 東北極有人名曰諍人, 長九尺. 荊之南有冥靈者, 以五百歲爲春, 五百歲爲秋. 上古有大椿者, 以八干歲爲春, 八干歲爲秋. 朽壤之上有菌芝者, 生於朝, 死於晦. 春夏之月有蠓蚋者, 因雨而生, 見陽而死. 終發北之北有溟海者, 天池也, 有魚焉. 其廣數千里, 其長稱焉, 其名爲鯤. 有鳥焉. 其名爲鵬, 翼若垂天之云, 其體稱焉. 世豈知有此 物哉? 大禹行而見之, 伯益知而名之, 夷堅聞而志之. 江浦之閒生麽蟲, 其名曰焦螟, 羣飛而集於蚊睫, 弗相觸也. 棲宿去來, 蚊弗覺也. 離朱子羽, 方晝拭眥揚眉而望之, 弗見其形, 𧣾俞師曠方夜擿耳俛首而聽之, 弗聞其聲. 唯黃帝與容成子居空峒之上, 同齋三月, 心死形廢; 徐以神視, 塊然見之, 若嵩山之阿; 徐以氣聽, 砰然聞之若雷霆之聲. 楚之國有大木焉, 其名爲柚, 碧樹而冬生, 實丹而味酸; 食其皮汁, 已憤厥之疾. 齊州珍之, 渡淮而北, 而化爲枳焉. 鸜鵒不踰濟, 貉踰汶則死矣. 地氣然也. 雖然形氣異也, 性鈞已, 無相易已. 生皆全已, 分皆足已. 吾何以識其巨細? 何以識其修短? 何以識其同異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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