述懷[술회] 자연에 살아야지

 

- 徐敬德[서경덕] -

 

讀書當日志經綸[독서당일지경륜] 글 읽던 시절에는 경륜에 뜻있었는데

晩歲還甘顏氏貧[만세환감안씨빈] 늘그막에 들어 되레 안빈낙도 달가워

富貴有爭難下手[부귀유쟁난하수] 부귀는 시새움 있어 손대기 어렵지만

林泉無禁可安身[임천무금가안신] 자연은 거리낌 없어 몸을 쉬일만하리

採山釣水堪充腹[채산조수감충복] 산나물에 고기 낚아 배를 채울만하고

詠月吟風足暢神[영월음풍족창신] 달 노래 바람 노래 정신이 맑게 트여

學到不疑知快活[학도불의지쾌활] 의문 깨침에 이르면 쾌활함을 아노니

免敎虛作百年人[면교허작백년인] 헛되이 사는 백 년 인생 면하게 하리

 

<述懷술회 / 속마음을 글로 쓰다 / 徐敬德서경덕 : 花潭集화담집>

 


술회[述懷] 자기의 생각을 서술하다. 자신이 품은 뜻이나 의지에 대해 진술하다.

서경덕[徐敬德] 조선(朝鮮) 초기(初期)의 학자(學者)로 개성(開城)에서 출생하였다. 본관은 당성(唐城), 자는 가구(可久), 호는 복재(復齋화담(花潭),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벼슬은 하지 않고 도학(道學)에만 매진하였다. 두뇌가 명석(明晳)하고, 성격(性格)이 과감(果敢)하며, 의지(意志)가 굳세고 마음이 정직(正直)하였다. 집안이 가난해 독학으로 공부를 하여 이기론(理氣論)의 본질을 연구하여 이기일원설(理氣一元說)을 체계화하였으며, 수학·역학도 깊이 연구하였다. 저술로는 화담집(花潭集)이 있다. 황진이(黃眞伊), 박연(朴淵) 폭포(瀑布)와 함께 송도(松都) 삼절(三絶)이라 일컬어진다.

당일[當日] 일이 있는 바로 그날. 일이 생겼던 바로 그 날. 일이 있던 그 날.

시절[時節] 일정한 시기나 때. 시간. 적당한 때. 좋은 시기. 시대. . . 기회(機會). 사람의 한평생을 나눈 한 동안.

경륜[經綸] 일정한 포부(抱負)를 가지고 일을 조직(組織)적으로 계획함. 또는 그 계획이나 포부.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

만세[晩歲] 만년(晩年). 나이가 들어 늙어 가는 시기. 사람의 평생에서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시기.

안씨빈[顔氏貧] 안씨(顔氏)는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를 가리킨다. 안회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산 전형적인 인물로 꼽힌다. 공자(孔子)어질도다, 안회여. 한 도시락 밥과 한 표주박 물로 누추한 시골 구석에서 살자면 다른 사람은 그 걱정을 견디지 못하건만, 안회는 도를 즐기는 마음을 변치 않으니, 어질도다, 안회여![賢哉回也 一簞食 一瓢飮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라고 하였다. <論語 雍也>

하수[下手] 착수(着手)하다. 손을 대다. 일에 손대기 시작(始作). 낮은 솜씨나 수(). 또는, 그런 솜씨나 수를 가진 사람. 손을 움직이어 사람을 죽임.

임천[林泉] 수풀과 샘물. 또는, 수풀 속에 있는 샘물. 은사(隱士)의 정원(庭園). 물러나 은거하는 곳. 산과 들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창신[暢神] 정신이 통함. 정신이 맑아짐.

쾌활[快活] 마음씨나 성질(性質) 또는 행동(行動)이 씩씩하고 활발(活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