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居[산거] 산에 살다

 

- 李仁老[이인로] -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은 아직도 있고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맑은 날에도 골짜기는 침침하네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대낮에도 소쩍새 울어 대나니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내 사는 곳이 깊은 줄을 알겠네

 

<山居산거 / 산에 살다 / 李仁老이인로 : 東文選동문선>

 


이인로[李仁老] 고려 후기의 문신이다. 자는 미수(眉叟). 호는 쌍명재(雙明齋). 초명은 득옥(得玉). 정중부(鄭仲夫)의 난 때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 난을 피한 후 다시 환속하였다. 당대의 석학(碩學) 오세재(吳世才임춘(林椿조통(趙通황보항(皇甫抗함순(咸淳이담지(李湛之) 등과 어울려 시주(詩酒)를 즐겼는데 그들과 더불어 강좌7(江左七賢)이라 일컬어졌다. 시문(詩文)뿐만 아니라 글씨에도 능해 초서(草書예서(隸書)가 특출하였다. 저서에 은대집(銀臺集), 후집(後集), 쌍명재집(雙明齋集), 파한집(破閑集) 등이 있다.

두견[杜鵑] 두견이. 금조(禽鳥)의 하나이다. 두우(杜宇)라고도 하고 자규(子規)라고도 한다. 우는 소리가 매우 처절한데 전설에 의하면, 촉제(蜀帝) 두우(杜宇)가 신하에게 쫓겨나 타향에서 원통하게 죽어서 그의 넋이 이 새로 화하였다고 한다. 이 새는 특히 봄철이면 밤낮으로 피눈물이 흐를 때까지 슬피 우는데, 예로부터 그 소리가 마치 돌아가느니만 못하다[不如歸去불여귀거]’와 비슷하다고 하여 나그네의 수심을 일으키는 매개물이 되었다. 우리말로는 접동새라 한다. 국어사전에는 소쩍새라고도 되어 있는데, 소쩍새는 올빼미과에 속하는 새로 두견이와는 그 생김새가 다르다.

천청[天晴] 하늘이 맑음. 맑음. 날씨가 개다. 맑아지다.

복거[卜居]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함. (점을 쳐서) 살 곳을 정하다. 거주할 곳을 선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