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秋月二首[중추월2] 한가위 달

 

- 李德懋[이덕무] -

 

端正中秋月[단정중추월] 단정하게 비추는 한가위 저 달

姸姸掛碧天[연연괘벽천] 곱고 곱게 창공에 걸려 있구나

淸光千里共[청광천리공] 맑은 빛은 똑같아 천 리밖에도

寒影十分圓[한영십분원] 찬 그림자 둥글 대로 둥글었네

賞玩唯今夜[상완유금야] 아름다운 구경도 오직 이 밤뿐

看遊復隔年[간유부격년] 다시 보려면 한 해 지나야하네

乾坤銀一色[건곤은일색] 천지는 하나 같이 하얀 은백색

常恐落西邊[상공락서변] 서쪽으로 질 것이 항상 두렵네

 

中秋雲路淨[중추운로정] 한가위라 구름 길 깨끗이 열려

皎皎一輪圓[교교일륜원] 하나의 둥근 바퀴 희기도 해라

逸興只輸筆[일흥지수필] 흥 다하면 붓으로 옮기면 되니

耽看不用錢[탐간불용전] 구경에 빠져도 돈은 필요 없네

穿簾光瑣碎[천렴광쇄쇄] 발 사이로 찬란히 부서지는 빛

入戶影姸娟[입호영연연] 창에 들어 그림자 곱고 곱구나

遮莫須臾玩[차막수유완] 비록 잠시 보고 즐긴다 하여도

今宵隔一年[금소격일년] 한해가 지나야만 이 밤 아닌가



이덕무[李德懋] 조선 정조(正祖) 때의 실학자.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무관(懋官), 호는 형암(炯庵아정(雅亭청장관(靑莊館영처(嬰處동방일사(東方一士신천옹(信天翁)이다. 박학다식하고 고금의 기문이서(奇文異書)에도 달통했으며, 문장에 개성이 뚜렷해 문명을 일세에 떨쳤으나, 서얼 출신이었기 때문에 크게 등용되지 못하였다. 어릴 때 병약하고 빈한해 전통적인 정규 교육은 거의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총명하여 가학(家學)으로써 6세에 이미 문리(文理)를 얻고, 약관에 박제가(朴齊家유득공(柳得恭이서구(李書九)와 함께 건연집(巾衍集)이라는 사가시집(四家詩集)을 내어 문명을 떨쳤다. ()과 청() 나라의 학문과 고증학적 방법론에 관심을 가져 실질적으로는 북학을 하였다. 박제가·유득공·서이수와 함께 초대 규장각 외각검서관이 되었다. 14년간 규장각에 근무하면서 규장각신(奎章閣臣)을 비롯한 많은 국내 학자들과 사귀는 한편, 그곳에 비장되어 있는 진귀한 서적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다. 항상 소매 속에 책과 필묵을 넣어 다니면서 보고 듣고 생각나는 것을 그때그때 적어두었다가 저술할 때 참고하였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근면하고 특히 시문에 능해 규장각 경시대회(競詩大會)에서 여러 번 장원을 차지하였다. 글씨도 잘 썼고 그림도 잘 그렸는데, 특히 지주(蜘蛛)와 영모(翎毛)를 잘 그렸다 한다. 저서로는 관독일기(觀讀日記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영처시고(嬰處詩稿영처문고(嬰處文稿예기고(禮記考편찬잡고(編纂雜稿기년아람(紀年兒覽사소절(士小節청비록(淸脾錄뇌뢰낙락서(磊磊落落書앙엽기(盎葉記입연기(入燕記한죽당수필(寒竹堂隨筆천애지기서(天涯知己書열상방언(洌上方言협주기(峽舟記) 16종이 있다.

상완[賞玩] 감상하고 음미하다. 좋아하여 보고 즐김. 물건이나 경치 따위를 흥미나 관심으로 보고 즐김.

교교[皎皎] 밝은 모양. 달이 썩 맑고 밝다.

쇄쇄[瑣碎] 자질구레하고 번거롭다. 잔병이 많다. 사소하고 잡다하다. 잔병치레를 자주하다.

차막[遮莫] 설령 ~라 해도. ~을 막론하고. 설령 ~하더라도. ~에 상관없이. ~만 못하다. 아무래도 ~좋다. 이렇게, 이러한.

차막[遮莫] 비록 ~라도. 설령 ~라 하더라도. 속어로 진교(儘敎)와 같은 뜻인데, 진관(儘管) 혹은 막론(莫論)의 뜻이다. 제한을 가하지 않고 마음대로 하게 하는 것을 이른다. 종교(從敎), 임교(任敎)라고도 말한다. 농암집(農巖集) 34권 잡지(雜識) 외편(外篇)()나라 사람들의 시에 쓴 차막은 그 말뜻을 상고해 보면 애당초 금지하는 말이 아니었는데 후세 사람들이 대부분 금지하는 뜻으로 잘못 사용하였으니, 학림옥로(鶴林玉露)비록 ~라 하더라도[儘敎]’로 풀이한 것이 옳다.”라고 보인다.

수유[須臾] 눈 깜짝할 사이. 잠시(暫時). 잠깐 동안. 매우 짧은 시간. 순식(瞬息)10, 준순(浚巡)10분의 1의 시간. 건강한 사람이 30여 번 정도 숨 쉬는 시간에 해당하는 130초 정도의 시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