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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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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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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甘露寺 次惠遠韻[감로사 차혜원운] 감로사에서

 

- 金富軾[김부식] -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 속세의 사람발길 닿지 않는 곳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 올라보니 생각이 해맑아 지네

山形秋更好[산형추갱호] 산세는 가을이라 더욱 더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 강 빛은 밤인데도 오히려 밝아

白鳥孤飛盡[백조고비진] 흰 새는 홀로 날아 사라져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 외로운 돛배 홀로 가벼이 가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 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 공명을 찾아 떠돈 나의 반평생



김부식[金富軾] 고려시대의 문신이자 학자.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입지(立之). 호는 뇌천(雷川). 시호는 문열(文烈). 신라 왕실의 후예로서 경주(慶州)의 주장(州長)인 김위영(金魏英)의 증손자. 얼굴이 검고 우람하였으며 눈이 두리두리하여 무부(武夫) 같으나 글을 잘하였다. 이자겸(李資謙)과 묘청(妙淸)의 난을 물리치고 승승장구하여, 수충정난정국공신(輸忠定難靖國功臣)에 책봉되고, 검교태보 수태위 문하시중 판이부사(檢校太保守太尉門下侍中判吏部事)에 올랐다. 이후 형제들이 죽고, 자신의 우호세력인 정습명(鄭襲明)마저 탄핵을 받아 퇴임하자 그 자신 역시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다. 인종은 김부식에게 동덕찬화(同德贊化) 공신호를 더해 주었다. 그리고 의종대에 이르러 낙랑군개국후(樂浪郡開國候)에 봉해졌다. 관직에서 물러난 후 왕명으로 50권의 삼국사기(三國史記)를 편찬하였다. 한림원에 있을 때에는 사륙변려문체(四六騈儷文體)에서 당·송 시대의 고문체(古文體)를 수용하려 하였다. 유교주의적 대의명분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해 보려 했다는 점에서, 그는 전형적인 중세의 유교적 합리주의자였다. 만년(晩年)에는 개성 주위에 관란사(觀瀾寺)를 원찰(願刹)로 세워 불교수행을 닦기도 하였다. 문집은 20여 권이 되었으나 현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글들이 동문수(東文粹)와 동문선(東文選)에 전해져 오는데 우리나라 고문체의 대가라 할 수 있다. 송나라 서긍(徐兢)은 고려도경(高麗圖經)의 인물조에서 김부식을 박학강식(博學强識)해 글을 잘 짓고 고금을 잘 알아 학사의 신복을 받으니 능히 그보다 위에 설 사람이 없다.”라고 평하였다.

감로사[甘露寺] 개성(開城) 북쪽 오봉산(五峰山) 밑에 있는 절이다.

혜원[惠遠] 혜소(惠素·慧素), 혜원(惠袁·惠遠), 혜대(惠臺). 고려 숙종 때의 승려. 의천(義天)의 제자로서 내외전(內外典)에 해박하고 시문 및 필법에도 능하였다. 항상 의천을 사사하여 그의 고제가 되었는데, 의천의 처소에 따라다니면서 문장을 토론하였다. 서호(西湖) 견불사(見佛寺)에서 살 때 조용히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렸고, 김부식(金富軾)이 나귀를 타고 자주 방문하여 날이 저물도록 도를 담론하였다. 이자연(李子淵)이 창건한 감로사(甘露寺)에 시를 지었고, 이자현(李資玄)의 제문 및 금란총석정기(金蘭叢石亭記)를 지었다. 의천의 행록 10권을 지었고, 김부식은 이를 토대로 의천의 비명을 지었다.

와각[蝸角] 달팽이의 뿔이라는 뜻으로, 아주 좁은 지경(地境)이나 지극(至極)히 작은 사물(事物)을 이르는 말이다. 장자(莊子) 칙양(則陽)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 하나가 있었는데 촉씨라 한다. 달팽이의 오른쪽 뿔에도 한 나라가 있었는데 만씨라고 한다. 그이 두 나라가 땅을 서로 빼앗으려고 전쟁을 벌였다. 쓰러진 시체가 수만 명이나 되었고, 패배하여 도망치는 자들을 추격하여 십오일 만에야 되돌아 왔다.[有國於蝸之左角者曰觸氏, 有國於蝸之右角者曰蠻氏, 時相與爭地而戰, 伏尸數萬, 逐北旬有五日而後反.]”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좁은 이 세상에서 하찮은 일로 서로 다투는 것을 와우각상(蝸牛角上)의 쟁투[와각상쟁蝸角相爭], 또는 만촉의 전쟁[만촉지쟁蠻觸之爭]이라고 한다.

공명[功名] 공을 세워 이름이 세상에 떨쳐짐. 공적(功績)과 명예(名譽). 공을 세운 이름. 옛날, 과거의 칭호나 관직의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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