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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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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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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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버지는 아들의 중매를 설 수가 없다

 

- 장자(잡편)27편 우언1-

 

내 글에는 우언이 십분의 구 정도이고, 그 속에 세상에서 중시되는 인물을 빌린 중언이 십분의 칠 정도이다. 그리고 일에 따라 매일같이 한 치언은 자연의 경계와 잘 조화되는 것들이다.

십분의 구나 되는 우언은 밖의 사물을 인용해 도를 논한 것들이다. 친아버지는 아들의 중매를 설 수가 없다. 친아버지가 그의 아들을 칭찬하는 것은 그 효과가 다른 사람이 칭찬하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의 잘못인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입장에 대하여는 순응하지만, 자기와 같은 입장이 아니면 반대를 한다. 자기와 같은 생각은 그것을 옳다고 인정하고, 자기와 다른 생각은 그것이 다르다고 부정을 한다.

그 중에서 십분의 칠을 차지한다는 중언은 사람들의 논쟁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늙은 고로(故老)의 말을 인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이가 앞서면서도 일에 대한 경위와 이치를 모른다면, 누가 그를 고로라고 부른다 해도 진실한 선배로서의 고로는 못되는 것이다. 선배이면서도 남에 앞 설 덕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면, 사람으로서의 도가 없는 것이다. 선배이면서도 사람으로서의 도를 지니고 있지 않다면, 그런 사람을 진부한 사람이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에 따라 매일 같이 한 말들이 자연의 분계와 잘 조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을 따라 무궁함으로써 영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비를 말하지 않으면 사물들과 조화되게 된다. 조화와 시비를 말하는 것은 조화되지 않으며, 시비를 말하는 것과 조화도 조화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비를 말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말을 하되 시비를 말하지 않으면 평생토록 말을 해도 말을 한 일이 없는 것이 된다. 평생토록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을 안 한 일이 없는 것이 된다.

모든 일은 까닭이 있으면 가하게 되고, 까닭이 있으면 가하지 않게도 된다. 까닭이 있으면 그렇게도 되고, 까닭이 있으면 그렇지 않게도 된다. 어찌하여 그렇게 되는가?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어찌하여 그렇지 않게 되는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않게 된 것이다. 어찌하여 가하게 되는가? 가하기 때문에 가하게 된 것이다. 어찌하여 가하지 않게 되는가? 가하지 않기 때문에 가하지 않게 된 것이다.

물건은 본시부터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것이고, 물건은 본시부터 가하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은 물건이란 없고, 가하지 않게 된 물건도 없는 것이다.

일에 따라 매일 같이 한 말들이 자연의 분계와 조화되지 않는다면 누가 오래 갈 수 있겠는가? 만물은 모두 종류가 다르며 각기 다른 형체로써 무궁히 변화하는 것이다. 처음과 끝을 둥근 고리의 처음과 끝처럼 구분할 수 없고, 그 이치는 터득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것을 자연의 조화라는 뜻에서 천균(天均)이라 부르는 것이다. 천균이란 자연의 분계에 합치되는 것이다.

 

- 莊子(雜篇)27篇 遇言1-

寓言十九, 重言十七, 巵言日出, 和以天倪.

寓言十九, 藉外論之. 親父不爲其子媒. 親父譽之, 不若非其父者也. 非吾罪也, 人之罪也. 與己同則應, 不與己同則反. 同於己爲是之, 異於己爲非之.

重言十七, 所以已言也, 是爲耆艾, 年先矣, 而無經緯本末以期年耆者, 是非先也. 人而無以先人, 無人道也. 人而無人道, 是之謂陳人.

巵言日出, 和以天倪, 因以曼衍, 所以窮年. 不言則齊, 齊與言不齊, 言與齊不齊也, 故曰言無言. 言無言, 終身言, 未嘗言. 終身不言, 未嘗不言. 有自也而可, 有自也而不可. 有自也而然, 有自也而不然. 惡乎然? 然於然. 惡乎不然, 不然於不然. 惡乎可? 可於可. 惡乎不可? 不可於不可. 物固有所然, 物固有所可, 無物不然, 無物不可. 非巵言日出, 和以天倪, 孰得其久! 萬物皆種也, 以不同形相禪, 始卒若環, 莫得其倫, 是謂天均. 天均者天倪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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