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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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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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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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作二首[우작2] 우연히 지은 두 수

 

- 白居易[백거이] -

 

[其一]

戰馬春放歸[전마춘방귀] 전쟁터의 말도 봄 되면 풀려나고

農牛冬歇息[농우동헐식] 농사짓는 소도 겨울 되면 쉬건만

何獨徇名人[하독순명인] 어찌 유독 사람만은 명예를 좇아

終身役心力[종신역심력] 종신토록 심신을 고달프게 하나

來者殊未已[내자수미이] 오는 것은 끊기고 그침이 없고

去者不知還[거자부지환] 떠난 것은 돌이킬 방법이 없네

我今悟已晩[아금오이만] 나 이제 이미 늙었음을 깨달아

六十方退閑[육십방퇴한] 예순에야 물러나 한가로우나

猶勝不悟者[유승불오자] 깨닫지 못한 자들 보단 나으니

老死紅塵間[노사홍진간] 그들은 홍진에 늙고 죽어간다네

 

[其二]

名無高與卑[명무고여비] 이름은 귀하고 천함이 없건만

未得多健羨[미득다건선] 얻지 못하면 대개 몹시 부러워하고

事無小與大[사무소여대] 일에는 하찮고 중함이 없건만

已得多厭賤[이득다염천] 이룬 것은 대개 싫증내고 천시하네

如此常自苦[여차상자고] 이리 하면 항상 스스로가 괴로우나

反此或自安[반차혹자안] 반대로 하면 절로 편해지기도 하네

此理知甚易[차리지심이] 이 이치 알기는 아주 쉬우나

此道行甚難[차도행심난] 이 도를 행하기는 아주 어렵네

勿信人虛語[물신인허어] 사람들의 실없는 말 믿지 말고

君當事上看[군당사상간] 그대 일삼아 위를 바람이 마땅하리



백거이[白居易] ()나라 때 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조적(祖籍)은 산서(山西) 태원(太原)이고, 이백(李白)이 죽은 지 10, 두보(杜甫)가 죽은 지 2년 후에 하남(河南)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정원(貞元) 16(800)에 진사가 되어, 벼슬은 소주(蘇州항주(杭州)의 자사를 거쳐 만년에 태자소부(太子少傅)에 지냈고, 형부상서(刑部尙書)로 치사(致仕)하였다. 향산(香山)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뜬 뒤 낙양(洛陽) 남쪽 향산의 비파봉(琵琶峰)에 묻혔다. 시호는 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백부(白傅) 또는 백문공(白文公)으로 불렀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5세 때부터 시 짓는 법을 배웠으며 15세가 지나자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재를 보였다 한다. 이백(李白), 두보(杜甫)와 더불어 당대3대시인(唐代三大詩人)으로, 같은 시대의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원진(元稹)과는 함께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이끌어 원백(元白)으로, 유우석(劉禹錫)과는 유백(劉白)으로 병칭되며 당시 으뜸으로 쳤다. 백거이는 시의 제재가 광범위하고 형식이 다양하며 언어가 평이하고 통속적이어서 시마(詩魔) 또는 시왕(詩王) 등의 칭호를 얻었다. 그는 시론을 통해 자신의 시작의 첫째 목적은 겸제(兼濟)의 뜻을 살린 풍유(諷諭)에 있다고 현실주의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고, 스스로 자신의 시집을 편집하면서 시를 풍유시(諷諭詩), 한적시(閑寂詩), 감상시(感傷詩), 잡률(雜律詩)의 네 종류로 분류하였다. 만년에는 세상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한적을 좋아하는 태도로 발전한다. 저서에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백씨육첩사류(白氏六帖事類) 등이 전한다. 장한가(長恨歌), 매탄옹(賣炭翁), 비파행(琵琶行) 등을 대표적인 시로 꼽는다.

방귀[放歸] 돌아가게 놓아둠. 어떤 것을 돌아가게 내버려둠.

헐식[歇息] 휴식하다. 쉬다. 묵다. 숙박하다. 자다.

순명[徇名] 명예를 위해 목숨을 버리다.

심력[心力] 마음과 힘을 아울러 이르는 말. 정신력과 체력. 마음이 작용하는 힘. 기력. 심근의 수축력. 심장의 기력. 심장이 움직이는 힘.

건선[健羨] 매우 부러워함. 몹시 부러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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