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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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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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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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詩二十七首고시27[02] 좋을 때 조심해야

 

- 丁若鏞[정약용] -

 

好花方艶時[호화방염시] 예쁜 꽃이 한창 고울 때에는

誰不願爲花[수불원위화] 누가 꽃 되기 바라지 않으랴만

迨其萎而隕[태기위이운] 시들어 떨어질 때에 이르러서는

不如凡草芽[불여범초아] 흔한 잡초 싹보다도 못하다네

西游二十年[서유이십년] 서쪽에서 떠돈 이십 년 세월

盛衰知幾家[성쇠지기가] 몇 집이 성하고 쇠하였던가

分明在眼前[분명재안전] 분명히 눈앞에 벌어진 일이니

何處無前車[하처무전거] 어디엔들 전거가 없을 것인가

金柅不蚤繫[금니불조계] 제동목 진작에 매두지 않고

膏輠方自夸[고과방자과] 기름통만 스스로 으스대면서

翔徊俟其便[상회사기편] 멋대로 무리지어 나돌다가는

轉眄離虞羅[전면리우라] 잠깐 사이 근심에 걸려든다네

戒之在嬰稚[계지재영치] 어려부터 이러함을 늘 경계하여

早使此心遐[조사차심하] 일찍이 이런 맘 멀어지게 해야네

 


정약용[丁若鏞] 조선 후기의 실학자(實學者). 자는 미용(美鏞). 호는 다산(茶山사암(俟菴여유당(與猶堂채산(菜山). 근기(近畿) 남인 가문 출신으로, 정조(正祖) 연간에 문신으로 사환(仕宦)했으나, 청년기에 접했던 서학(西學)으로 인해 장기간 유배생활을 하였다. 그는 이 유배기간 동안 자신의 학문을 더욱 연마해 육경사서(六經四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일표이서(一表二書: 經世遺表경세유표·牧民心書목민심서·欽欽新書흠흠신서) 등 모두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고, 이 저술을 통해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전거[前車] 지난날의 잘못을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후인이 경계해야 할 지나간 일들을 이른다. 주서(周書)앞의 수레가 엎어진 것을 뒤의 수레가 경계로 삼아야 한다.[前車覆, 後車戒.]”라고 하였고, 순자(荀子) 성상(成相)앞 수레가 이미 전복되었는데도 뒤에 가는 수레가 그것을 모른다면 깨달을 때는 언제일 것인가.[前車已覆, 後未知更何覺時.]”라고 하였고, 대대례(大戴禮) 보부(保傅)앞의 수레가 넘어짐에 뒤의 수레가 조심한다.[前車覆, 後車誡.]”라고 하였고, ()나라 때 한영(韓嬰)이 지은 한시외전(韓詩外傳) 519장에 앞에 가는 수레가 엎어졌는데도 뒤에 가는 수레가 경계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뒤에 다시 엎어지는 것이다.[前車覆而後車不誡 是以後覆也]”라는 말이 나온다.

전거[前車] 전철(前轍). 전거복철(前車覆轍). 앞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뒷수레가 경계(警戒)하여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말로, 전인(前人)의 실패(失敗)를 보고 후인(後人)은 이를 경계(警戒)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서(漢書) 48 가의전(賈誼傳)속담에 이르기를, 관리로서 직무를 익히지 못할 때에는 마음을 다하여 지난 예를 조사해 보라는 말이 있다. 또 앞의 수레가 엎어지면 뒤의 수레에 경계가 된다고 하였다. (), (), ()의 삼대는 오래도록 번영하였는데, 그 이유는 지난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번영을 배워서 얻지 못하는 사람은 성인의 지혜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다.[鄙諺曰, 不習爲吏, 視已成事. 又曰, 前車覆, 後車誡. 夫三代之所以長久者, 其已事可知也. 然而不能從者, 是不法聖智也.] 또 진()나라는 몹시 빨리 멸망하였다. 어떻게 하여 멸망하였는지는 그 수레바퀴의 자국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그 바퀴 자국을 피하지 않는다면, 뒤에서 오는 수레는 곧 엎어질 것이다. 무릇, 나라의 존망과 다스림과 혼란의 열쇠가 바로 여기에 있다.[秦世之所以函絶者. 其轍跡可見也, 然而不避是, 後車又將覆也. 夫存亡之變治亂之機, 其要在是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漢書 賈誼傳>

금니[金柅] 쇠고동목을 말한다. 고동목은 수레를 멈추게 하는 제동장치이다. 주역(周易) 구괘(姤卦) ()금니(金柅)에 묶어놓는 이유는 음유(陰柔)의 도에 이끌릴까 두려워해서이다.[繫于金柅 柔道牽也]”라는 말이 나온다.

고과[膏輠] 바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수레바퀴에 장치한 기름통을 이른다.

전면[轉眄] 눈알을 굴리는 잠깐 사이. 눈알을 굴려서 봄. 잠깐 사이. 눈길 한번 돌리는 사이.

영치[嬰稚] 유년(幼年)과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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