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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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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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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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서 들려오는 학의 울음과

 

눈 쌓인 밤의 밝은 달과

 

된서리 내릴 녘의 공활한 하늘에

 

홀로 깨었던 굴원의 치열함을 생각하고,

 

모래밭에 조는 갈매기와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과

 

따사로이 비추이는 햇살에

 

몽롱하니 도연명의 취중 풍류를 느끼네.

 

 

鶴唳·雪月·霜天, 想見屈大夫醒時之激烈.

학려·설월·상천, 상견굴대부성시지격렬.

鷗眠·春風·暖日, 會知陶處士醉裏之風流.

구면·춘풍·난일, 회지도처사취리지풍류.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閒適>

 

  • 상견[想見]  무엇을 미루어 헤아림. 짐작하여 알다. 미루어 알다.
  • 굴대부[屈大夫]  전국 시대 초(楚) 나라의 충신 굴원(屈原)을 가리킨다. 이름은 평(平)이고. 자는 원(原)이며, 호는 영균(靈均)이라고 하였다. 초 나라의 귀족으로서 회왕(懷王)을 섬겨 벼슬이 좌도(左徒)에 이르고 큰 신임을 받았다. 회왕이 장의(張儀)의 연횡술책에 빠지는 것을 간하여 장의를 죽이자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대부들의 시기를 받아 방축되어 어부사(漁父辭), 이소(離騷)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표출하였다. 결국 장사(長沙)의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자결하였다. 굴원부(屈原賦 205편)으로 유명하다.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사람들 모두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다.[衆人皆醉 我獨醒]”라는 말이 있다.
  • 각성[覺醒]  정신을 차리고 주의 깊게 살피어 경계하는 태도.
  • 격렬[激烈]  지극히 맹렬(猛烈)함. 격렬하다. 격하다. 급진적이다. 치열하다.
  • 치열[熾烈]  기세나 세력 등이 불길같이 맹렬함.
  • 회지[會知]  영회이지(領會而知). 깨달아 앎.
  • 영회[領會]  깨닫다. 이해하다. 파악하다. 납득하다.
  • 도처사[陶處士]  동진(東晉) 때의 처사 도잠(陶潛). 즉, 도연명(陶淵明)을 가리킨다. 도잠(陶潛)은 유독 국화를 좋아하고 술을 즐겼다. 도잠의 시 음주(飮酒)에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를 따다가, 유연히 남쪽 산을 바라보누나.[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고 하였다. 참고로 이백(李白)이 술을 마시려 하지 않는 친구에 대해 괜히 도잠의 겉모습만 흉내 내려고 한다면서 희롱한 시 조왕력양불긍음주(嘲王歷陽不肯飮酒)에 “우습도다, 도연명을 자처하는 우리 벗이, 술잔 속에 채워진 술 마시지를 않는다니. 공연히 거문고만 어루만지고, 쓸데없이 다섯 그루 버드나무 심었구나. 술 거르던 두건을 괜히 쓰고만 있으니, 내가 이젠 그대를 상관하지 않으리라.[笑殺陶淵明 不飮杯中酒 浪撫一張琴 虛栽五株柳 空負頭上巾 吾於爾何有]”라고 하였다.
  • 취리[醉裏]  술에 취한 동안. 취중(醉中). 북송(北宋)의 황정견(黃庭堅)이 두보(杜甫)가 초당(草堂)을 짓고 살았던 성도(成都)의 완화계(浣花溪)를 그린 그림을 보고 지은 노두완화계도인(老杜浣花谿圖引)에 “중원이 평안하다는 소식 접하지 못해, 취중에 눈썹 찡그리니 만국의 수심이라네.[中原未得平安報, 醉裏眉攢萬國愁.]”라고 한 데서 보인다. <山谷外集 卷4>
  • 풍류[風流]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속사를 떠나 풍치(風致)가 있고 멋들어지게 노는 일. 화조풍월(花鳥風月). 운치(韻致)스러운 일. 음악(音樂)을 예스럽게 일컫는 말.

 

【譯文】 野鶴淸唳·雪夜明月·嚴霜天空, 想象而知屈原大夫覺醒時的激昂猛烈 ; 沙鷗休眠·春天和風·和暖日光, 領會而知陶潛處士醉夢裏的風流灑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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