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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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종이책전자책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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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씨의 나라, 유토피아

 

열자2편 황제1]-

 

황제(黃帝)가 즉위한지 십오년 만에 백성들이 그를 떠받들고, 자기의 수명을 지켜 오래 살게 하고, 귀와 눈을 즐겁게 하고, 입과 코에는 맛있는 음식과 향이 좋은 음식으로 이바지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나이가 너무 많아져 살결과 얼굴빛도 말라서 검푸르게 될 뿐만 아니라, 기뻐하고 성내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먹고 싶어 하는 욕망도 없어지고 마음도 차츰 어두워져갔다.

즉위 한지 십오년이 되어도 천하가 잘 다스려지지 않음을 걱정하여 총명과 지혜의 힘이 다하고 여러 가지 꾀를 생각해내기에 역시 살결과 얼굴빛이 더욱 말라서 검푸르게 되고 감정의 작용도 잘 조절이 안 되어 마음이 어지러웠다.

황제는 깊이 한숨을 쉬면서 말하였다.

! 내가 너무 지나치게 음탕하였다. 내 한 몸을 키워 가는데도 이렇게 걱정이 많고 또 천하 만물을 다스려 가는데도 이렇게 걱정이 많구나.”

황제는 마침내 후회하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와서 임금이 할 모든 정사를 포기하였다. 왕의 침실도 버리고, 시녀들도 멀리하고, 쇠북 같은 악기들을 치우고, 반찬도 가짓수를 적게 하였다.

그리고 넓은 뜰에 외따로 있는 작은 집으로 물러가서 마음을 가다듬고 육체의 욕망을 버리고 석 달 동안이나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한가로이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화서씨의 나라로 여행을 갔다.

화서씨의 나라는 엄주의 서쪽, 태주의 북쪽에 있었다. 이 나라까지의 거리는 몇 천리나 되는지 헤아릴 수가 없었다. 너무 멀어서 배나 수레를 타고 갈 수도 없고 걸어갈 수도 없었다. 다만 사람의 정신이 가서 놀 수 있을 뿐이었다.

그 나라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임금도 없고 자연상태로 살뿐이었다. 백성들도 욕망이 없고, 자연히 나서 자연히 살다가 죽을 뿐이었다. 자기가 산다는 것을 좋아할 줄도 모르고 죽는다는 것을 싫어할 줄도 모르므로, 비명에 죽는 일도 없고, 어려서 죽는 일도 없었다. 자기를 친애할 줄도 모르고, 물건을 소홀히 할 줄도 모르므로 남을 이롭게 하고 해칠 줄도 몰랐다. 남을 사랑하고 증오할 줄도 몰랐다. 배반할 줄도 모르고 영합할 줄도 모르므로 남을 이롭게 하고 해칠 줄도 몰랐다. 남을 사랑하고 아끼며, 남을 두려워하고 기피할 줄도 몰랐다.

물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고, 불에 들어가도 뜨거워하지 않았다. 매를 맞아도 아파할 줄 모르고 손끝으로 간지럽혀도 간지러워할 줄 몰랐다. 공중을 날아다녀도 실지로 땅에서 걸어다니는 것과 같았다. 허공에서 잠자는 것을 침상 위에 누워 있듯이 하였다. 구름과 안개도 그들의 시각을 방해하지 못하고, 우레 소리도 그들의 청각을 어지럽히지 못했다. 좋고 나쁜 것도 그들의 마음을 교활하게 하지 못하였다. 산과 골짜기도 그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하고, 다만 마음대로 걸어갈 뿐이었다.

황제는 꿈에서 깨어나 뚜렷이 무엇인가 체득한 것이 있어, 정치를 맡겼던 천로, 역목, 태산계 세 사람을 불러놓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정치를 그대들에게 맡기고, 한가로이 지낸 석 달 동안 마음을 가다듬고 육체의 욕망을 버려 몸을 수양하고 만물을 다스리려 하는 도리를 생각해 보았으나 그 방법을 얻지 못하고, 그만 몸이 지쳐 잠이 들었더니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는 지극한 도는 본래 사람의 감각으로는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참으로 알고 참으로 체득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당신들에게 말로 전할 수는 없습니다.”

그 후 삼십팔년 동안 황체는 천하를 잘 다스려 화서씨의 나라와 거의 같이 되게 하였다. 그리고서 황제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후 이백 년 동안 백성들의 그에 대한 칭찬이 그치지 않았다.

 

列子2篇 黃帝1]-

黃帝卽位十有五年, 喜天下戴己, 養正命, 娛耳目, 供鼻口, 燋然肌色皯黣, 昏然五情爽惑. 又十有五年, 憂天下之不治, 竭聰明, 進智力, 營百姓, 焦然肌色皯黣, 昏然五情爽惑. 黃帝乃喟然讚曰:朕之過淫矣. 養一己其患如此, 治萬物其患如此.:於是放萬機, 舍宮寢, 去直侍, 徹鍾縣. 減廚膳, 退而閒居大庭之館, 齋心服形, 三月不親政事. 晝寢而夢, 遊於華胥氏之國. 華胥氏之國在弇州之西, 台州之北, 不知斯齊國幾千萬里; 蓋非舟四足力之所及, 神遊而已. 其國無帥長, 自然而已. 其民無嗜欲, 自然而已. 不知樂生, 不知惡死, 故無夭殤; 不知親己, 不知疏物, 故無愛憎; 不知背逆, 不知向順, 故無利害; 都無所愛惜, 都無所畏忌. 入水不溺, 入火不熱. 撻無傷痛, 指擿無痟癢. 乘空如履實, 寢虛若處床. 云霧不其視, 雷霆不亂其聽, 美惡不滑其心, 山谷不躓其步, 神行而已. 黃帝旣寤, 悟然自得, 召天老力牧太山稽, 告之曰:朕閒居三月, 齋心服形, 思有以養身治物之道, 弗獲其術. 疲而睡, 所夢若此. 今知至道不可以情求矣. 朕知之矣!朕得之矣!而不能以告若矣.又二十有八年, 天下大治幾若華胥氏之國, 而帝登假, 百姓號之, 二百餘年不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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